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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증가초소 인터컴

 

 

 

3x사단 모 대대는 총원 60명 정도의

적은 인원수로 이뤄진 예비군 대대였는데 

 

신병도 안들어오고 휴가자, 파견자를 빼면

위병소 탄약고만으로도 외곽근무자가

매우 빠듯했던 그런 작은 대대였다

 

 

 

어느날 모두가 비몽사몽한 새벽3시 지통실의

적막을 깨고 삐리리리리 하고 인터컴이 울리는거야 

 

보통 일이 있으면 무전을 치거나 전화기를 쓰는데

웬 인터컴이지 하고

 

잠에서 깬 모니터 감시병이 인터폰 걸려온곳을

확인해보니 사격장 진지였어

 

 

 

 

몇주전부터 무월광 취약 시기마다

증가초소 운영을 하라는 상급부대 방침이 있었고

 

작전과장은 어디서 마네킹을 줏어와서

대대에 근무자가 부족하니 신병이 올때까지만

 

인원 대신 마네킹을 세워두는걸로 쇼부를 쳤었던 

그 증가초소였다

 

 

즉, 아무도 없어야 할 그 사격장 진지에서

인터컴이 걸려온것이다 

 

 

 

모감은 호기심반 무서움반 수화기를 들고 말했다

"....통신보안?"

"........" 반대쪽 수화기에는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사실 적막이 흐르면 안됐다 

인터컴 전화기는 직통이라 한쪽만 수화기를 들면

 

신호가 울려야 하는데 적막이 흐른다는건

반대쪽도 수화기를 들고 있다는 뜻이였다

 

 

무서워진 모감은 새나 고양이가 건들였겠지.. 하며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하지만 10분뒤에 다시 인터컴이 울렸고

 

수화기를 받아든 모감은 누구냐고 소리치면서

모니터 화면으로 증가초소를 살펴보려 했다

 

하지만 증가초소를 왜 운영하겠어

카메라가 잘 안보이니까 사람을 세워두는거지..

 

이번에도 역시 수화기 너머에는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모감은 식은땀을 흘리며 일단 수화기를 내려놓고

상황을 정리하려는 찰나에 또다시 인터컴이 울렸다

 

결국 모감은 자고있던 당직사령을 깨웠고

당직사령은 직접 인터컴을 받아 

 

수화기에 니네 누군지 몰라도 걸리면 싹다 영창이라고

고함을 쳤다 

 

 

 

그리고는 당직부관에게 증가초소 순찰을 지시했다 

 

당직부관은 평소 겁도 없고 귀신도 전혀 믿지 않는

사람이라 혼쾌히 혼자 사격장 진지까지 걸어갔고

오히려 심심한데 잘됬다 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부관은 한참뒤에 터덜터덜 얼빠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평소 a급이라는 말을 듣던 부관은 당직사령에게

 

"씨발...씨발.. 군수과장님...씨발..."

하며 울먹거렸고

 

평소 같으면 어딜 간부앞에서 욕을 뱉냐며 한참을 

개털렸어야 했지만 당직사령은

 

분위기를 눈치채고 무슨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진지 도착해서 인터컴에 문제 있는지 확인해보려고 하니까

인터컴이 아예 없는겁니다... "

 

"하...씨발..진짜... 거기서 바로 나왔어야 했는데...."

 

라며 횡설수설하는 부관의 말을 정리해보니 

 

 

 

인터컴이 진지에 없자 찾아보려 여기저기를

뒤지던 부관 등 뒤로 인터컴 소리가 울렸다고 했다

 

귀신을 안믿는 부관도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니 

 

 

 

 

 

 

 

 

 

 

 

 

 

마네킹의 입에서 인터컴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기분 나쁘게 웃고 있는 마네킹과 눈이 딱 마주쳤다고 했다

 

 

 

 

 

다음날 행보관은 줏어온 물건

이런데다 쓰는거 아니라며 한소리했고

 

이후에 금방 신병이 들어오자 마네킹을 가져왔던

작전과장이 직접 처분했다고 한다 

 

 

 

 

 

 

 

 

 

2. 보일러실과 보일러병

 

 

 

 

 

보일러병의 일과시작은 아침에 보일러를 켜고

이게 잘 작동하는지 지켜보는것이다

 

야간 상황근무까지 있었던 보일러병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과인지라

보일러실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피곤해서 그랬던 걸까 불편한 자세로 자서 그런걸까

웅웅거리는 보일러 소리 뒤에 이질감이 드는

 

웅성웅성하는 소리에 보일러병은 살며시 눈을 떴다 

시야가 흐릿할뿐 보일러는 멀쩡히 잘 돌아가고 있었다

 

멀쩡한 보일러를 확인하고 기지개를 피려고 하는데

온몸이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앉아서 졸던 자세 그대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했고

숨쉬기도 매우 힘들었다 

 

보일러병은 이내 곧 자기가 가위에 눌렸음을 깨닳았다 

 

 

가위에 잘 눌리던 보일러병은

평소와는 다르게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어

쉽게 깨어날 수가 없었다

 

 

마치 얼음처럼 차가운 손이 자기 목을

조르고 있는것처럼 느껴졌다 

 

보일러병은 간신히 말을 듣는 오른손을

아주 조금씩 조금씩 움직여서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무언가를 쳐내려고 했고

 

힘겹게 몸부림 치던 와중에

보일러 소리는 점점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일러소리에 묻혔던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또렷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지..마...."

"....쉬....지..마...."

 

 

 

 

 

 

 

 

 

 

 

 

"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숨쉬지마"

 

 

 

 

한참뒤에 보일러병은 

 

자신의 목을 붙잡고 있는 왼손과

오른손으로 그 왼팔을 꽉 움켜잡고 있는

기묘한 자세로 잠에서 깨어났다 

 

 

 

 

 

 

 

3. 그날따라 무거웠던 레토나 

 

 

cp병이자 1호차 운전병이였던 최일병은 

예비군 동대장을 만나러가는 대대장을 태우고

 

여느때처럼 운행을 나갔다 

 

원래대로라면 간부가 동승해야 운행이 가능했지만

나이도 많고 운전경험도 많았던 최일병은 

 

대대장의 개인운전기사 노릇을 톡톡히 했고

대대장도 최일병에게 터치하는것 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해줬다 

 

동대장을 만난 대대장은 시간 좀 걸릴꺼고

이제 여기 자주 올테니까 주변지리 파악도 할겸

심심하면 드라이브나 좀 하다 오라고 했다 

 

 

댐 주변이라 경치도 좋았던 터라 최일병은 차를 몰고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그런데 굴다리를 하나 지나자

차 서스펜션이 좀 내려앉는 느낌과

차체가 조금 무거워진듯한 느낌을 받았다 

 

뭐지 싶었지만 주행에 문제는 없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좀더 주행하다보니 앞유리에서 

투두두두둑 하는 소리가 났고 

깜짝 놀란 최일병은 차를 세우고 차 외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외견상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다시 차에 탔을때는 누가 그랬냐는듯이 아주 멀쩡해졌다 

 

 

주변을 크게 한바퀴 돌고 다시 동대로 돌아온

최일병은 그제서야 앞유리에 눈이 들어왔다 

 

 

 

 

 

 

 

 

 

 

앞유리에는 수많은 손자국이 불쾌하게 찍혀있었다

 

 

 

 

 

분명 운행전에 잘 닦아놨던 앞유리였고

출발할때만해도 없었던 손자국이였다 

 

다소 신경질적으로 와셔액을 뿌리고 와이퍼질을 했지만

손자국은 지워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손자국은 차 밖에서 찍힌게 아니라 안에서 찍혀있었다 

 

 

 

 

 

 

 

 

4. 작전과의 노란머리 

 

 

모 대대에 보안점검이 예고됬고

작전과장은 교본과 비문도 정리할겸

 

작전정보과의 구조도 바꿔보려고 했다 

전 작전과장이 지저분한 사람이였는지

 

문이 열리지도 않게 구석에 쳐박아둔 캐비넷하며

온갖 잡동사니들이 공간만 차지하고 걸리적거려서

내심 불만이 컸었다

 

 

불필요한 물건들은 싹다 교보제 창고로 옮기고

정리를 하니까 작전정보과는 이전보다 훨씬 쾌적해졌다 

 

전 작전과장이 싸고간 똥을 치우며

점검을 대비하기 위한 계원들의 야근이 이어지던 도중

 

작전과 뒤에 있는 체육창고에서

 

"딱..딱..따닥" 하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렸다

 

그것이 거슬렸던 작전과 권일병은

정보과 후임 박일병을 두고

 

체육창고로 향했고 체육창고를 열자

무슨일 있었냐는듯 고요함만 감돌았다

 

 

 

다시 작전과로 돌아온 권일병은 그대로 굳어져버렸는데

작전과장 책상 위에 사람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누런 머리가 미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정신차리고 다시보니 그 머리는 온대간대 없고

작전과에 남아있던 박일병은 책상에 엎어져 있었다

 

 

권일병은 박일병을 깨워서 밖으로 나왔고

정신을 차린 박일병은 노란머리를 봤다며 울먹였다

 

 

 

그 뒤로 몇번, 비슷한 일을 경험한 사건이

병사 간부 구분없이 작전정보과에서 터졌고 

 

보다못한 행보관은 어디서 카세트를 가져와서

불경 테이프를 틀었는데

 

모두들 저게 도움이 되나 싶었지만

 

의외로 그 이후에는 작전과에 차분한 느낌이들고

한동안 그 노란머리를 봤다는 말도 싹 없어졌음

 

 

 

그러다가 테이프를 틀게 아니라 아예

불교방송 라디오를 24시간 틀어놓자 해서

 

작전과에는 항상 차분한 불경이 나왔고

그게 어느세 작전과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다들 노란머리가 머릿속에서 잊혀질때쯤

 

아침에 전날 당직부관이 권일병에게 찾아오더니

 

 

 

 

 

"어제 보니까 작전과 라디오 주파수 누가 돌려놨던데?"

라고 말하는거야 

 

작전정보과 사람들은 다 라디오 주파수 건들이지 말자고

합의가 된 상황이였는데 말이지

 

 

권일병은 누가 장난치나 싶었기도 하고

누군가가 다른 채널이 듣고 싶었겠지 하며

그 뒤로 주파수가 돌아가 있었던 적이 종종 있었어도

 

이제 이상한일도 없는데 애초에 24시간 불교방송

틀어놓는것도 웃긴일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이런 안심을 비웃듯 어느날 저녁,

 

박일병은 작전과 앞에서 이도저도 못하고 있었다

권일병이 뭐하냐며 다가가자 

 

 

"권일병님 오늘따라 그냥 문을 열기가 겁납니다

진짜 뭔가 기분이 진짜 쎄합니다.."

 

라고 떨면서 말했다

 

 

권일병도 느낀 쎄한 느낌에 무서웠지만

선임 가오가 있지 벌컥 문을 열었다

 

 

 

 

 

작전과 안에는

 

"치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불경 대신 요란한 라디오 화이트 노이즈가

방안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권일병과 박일병은 그대로 뒤돌아 도망갔고

나중에 확인해보니 라디오는

 

볼륨도 최대에 다른 채널을 들으려고 돌려놓은게 아니라

아예 주파수 다이얼이 끝까지 돌아가 있었다

 

아무소리도 안들리게 일부러 누가 돌려놓은것처럼.. 

 

 

 

 

 

 

 

 

그래서 그 뒤로 다들 작정하고 대책을 강구했는데

 

작전정보과는 혼자있는일 없이

항상 2명이상이 있도록 했고

 

아예 불교방송에 고정하고 다이얼을 빼버린 라디오를

손이 닿지않은 책장 높은곳에 올려두기로 했다

 

그것도 안심이 되지 않자 박일병은

정보과 녹음기까지 켜놓고 퇴근했다

 

다행히 그 뒤로는 또 불교방송이 멀쩡하게 나오고

녹음기에도 특이한게 녹음되지가 않았지

 

 

 

 

또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가려는 찰나

불침번 근무교대를 하던 김일병이

 

자기가 노란머리 봤다면서 당직사령한테

횡설수설 했더라지 

 

 

김일병은 근무교대 하고 올라가려는데

작전과에서 쿠당탕 하는 소리가 들려서

살며시 문을 열어봤다고 했다

 

 

 

 

 

그랬더니 노란머리가 작전과 안을 헤집으며

그냥 미친듯이 머리를 흔들고 있었고

 

엄청 기뻐하는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다음날 해가 뜨고 계원들이랑 확인해보니

라디오는 바닥에 떨어져서 박살이 나있었고

 

권일병은 곧바로 녹음기를 틀어

녹음된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한참동악 적막이 흐르더니 권일병에게 굉장히 익숙한,

소름돋는 소리가 들렸다

 

 

"딱...딱...따닥.. "

 

맨 처음 노란머리와 마주쳤을때

체육창고에서 들려오던 소리였다

 

권일병은 바로 체육창고를 다시 한번 살펴봤고

그 안에서 익숙한 캐비넷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작전과 구석에 박혀있었던 그 캐비넷이였지

 

권일병은 조심스레 그 낡은 캐비넷을 열었고

뻑뻑한 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면서 열렸다

 

"딱..딱...따닥.. " 하고 말이야 

 

 

 

 

 

 

 

 

 

 

그리고 그 안에는 머리가 없는 누런 마네킹이 들어있었다.

 

 

 

 

 

 

 

나중에 작전과장이 말하길 케비넷이 잠겨있었는데

열쇠도 없고 뭔지도 몰라서 상근들을 시켜

일단 가까운 체육창고에 쳐박아놨었다고 했다

 

 

조금 더 이 마네킹에 대해 알아보니

부대에 오래 있었던 행보관이 이렇게 말했다

 

전 작정과장이 저걸 어디서 줏어와서

증가초소에 세워뒀었는데

그때도 헤프닝이 있어서 금방 처분한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고는 원래 줏어온 물건은 이런데다 쓰면 안된다며

머리를 가로저었다

 

 

 

 

 

 

 

 

 

 

 

 

 

 

 

 

 

 

 

5. 핸드폰을 잃어버린 중대장

 

boq에 혼자 사는 모 중대장이 전날 밖에서 회식하고

만취해서 필름이 끊긴채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핸드폰을 잃어버린거야

일단 부대에 와서 자기 핸드폰에 전화를 걸어봤다

 

몇번의 다이얼이 울리고 다행히 누가 전화를 받았다.

 

중대장은 정중하게 자기 관등성명을 대고

핸드폰을 돌려줄수 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수화기 너머로

"...네..." 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중대장은 다행이다 싶어서 

사례는 꼭 하겠으며 어디서 언제 만날지를 물었는데

 

그래도 들리는 대답은

"...네.."

".......네.."

 

"네" 만 대답하고 아무말도 안하는거야

 

 

화가난 중대장은 누군가가 장난을 치나 했는데

아무도 장난치는 분위기도 아니였고

 

전날 회식을 같이한 간부들은

중대장이 분명히 핸드폰을 챙겨서 나갔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은 반쯤 포기했을때 

우연히

 

아주 우연히 핸드폰을 다시 찾았더라지 

 

 

 

 

혼자사는 boq 침대 밑에서 

 

 

 

 

 

 

 

 

 

 

 

 

 

 

 

 

 

 

 

6. 담배피다 마주친 인사과장과 말년병장

 

 

임관한지 얼마안된 소위 인사과장이

업무숙지 때문에 잠시 인사과에서 야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의자에 깜빡 잠이 들었는데

코가 간질간질한 감촉이 드는거야

 

살며시 눈을 떴는데

 

 

 

 

 

 

 

 

눈이 푹 꺼진 할아버지가 천장에서 솟아나와 자기 얼굴을

낚아채려고 하는 모습이 인사과장에 눈에 딱 들어왔더라지

 

깜짝 놀란 인사과장은 경기를 일으키면서 잠에서 깼고

 

찝찝한 마음에 바람도 쐴겸 밖에 나와 담배를 하나 태웠다

 

 

 

 

그런데 전역을 곧 앞둔 말년병장도 나와서

담배에 불을 붙이는거야

 

그래서 잠 안오냐 뭐 이런저런 말을 붙여보니

 

병장 말로는

 

 

 

 

 

 

밤에 잠도 안오고 물을 마시러 나왔는데

체단실 창문으로 무언가가 꿈틀꿈틀 하는것이 보여서

 

창에 얼굴을 들이대고 안을 들여다 봤다고 했다

 

그랬더니 바닥에서 다리가 버둥버둥 거리고

있는것을 봤다고 하는 거야 

 

저게 뭐야 하고 문을 벌컥 여는 순간 잠에서 깼다고

 

뭔가 그냥 꿈이 아니라 되게 찝찝한 느낌이라

당직사령 허락맡고 담배피러 나왔다는 얘기였다

 

 

그 말을 들은 인사과장은 얼굴이 굳어질 수 밖에 없는데

 

 

 

 

 

막사 1층이 참모부고 2층이 생활관...

체단실은 인사과 바로 위에 있는 방이였기 때문이지

 

 

 

 

 

 

 

 

 

7. 매복지에서 무서운 이야기

 

차단선 훈련때 매복을 하면 원래 2명이

한 조가 되서 진지파고 경계를 하는데 

 

전역을 앞둔 말년병장과

이제 사수짬밥이 되는 상병과

훈련 경험이 별로 없었던 후임 이렇게 3명이 편성이 됬다

 

중간 짬이였던 김상병은 새벽 4시가 되도록

훈련이 좀처럼 끝날 기미가 안보여서

비몽사몽 해질때쯤 

 

 

 

 

 

 

 

 

서로 잡담을 하다 박병장 부터 무서운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잠이 확 깰 정도로 너무너무 무섭고 소름돋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동이 터오를 무렵

 

"야 아까 그 무서운 이야기 덕분에 정신 차렸다."

하니까 후임이

 

"무슨 이야기 말씀이십니까?"  하고 되묻고

병장은 "말걸어도 대답도 안하더니 갑자기 뭔 뻘소리야 "

 

하고 면박을 주는것이였다.

 

"아까 박뱀이 무서운 이야기 시작하지 않으셧슴까?"

하고 다시 물어봐도

 

다들 무서운 얘기는 커녕 다들 말한마디 안했고

사수 짬빰 되니 쳐잤냐는 말만 들은거지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박병장이 먼저 이야기를 꺼낸것 같긴 한데

어쩌다가 이 이야기가 나왔는지

분명 여기 매복지 주변 무덤 이야기였던거 같은데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는거야 

 

 

 

 

 

 

 

 

그리고 몇달이 흘러 병장은 전역하고 

이제 꽤 친해진 둘은 다시한번 그 매복지에 들어갔는데

 

 

문득 부사수가 이런 말을 했다

 

"김상병님 여기 매복지는 진짜 기분이 좀 쌔합니다."

 

"왜?"

 

"그때 마지막으로 박병장이랑 매복 들어갔을때

그때 꿨던 꿈이 좀 쌔했지 말임다.."

 

"짬찌부터 개빠졌네 ㅋㅋㅋㅋ

야 근데 나도 졸았었잖아 기분이 좀 쎄하긴 하더라"

 

"와.. 그랬으면서 저를 잔다고 그렇게 갈구셨습니까 ㅋㅋ"

 

이상한 소리에 상병이 고개를 갸웃하자

부사수가 말을 이었다 

 

"꿈에서 두분이 엄청 무서운 얘기 해주셨는데

꿈인줄 모르고 너무 무서웠다고 하니까 복귀할때까지

졸았다고 개갈구지 않으셨습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상병이 다시 물었다

어떤 이야기 였는지 기억나냐고

 

"박병장이 먼저 시작해서

매복지 주변에 무덤 뭐 그런 이야기였던거

같은데 기억은 잘 안납니다"

 

자기가 입밖으로 낸 적이 없었던 무덤 이야기가 나오자

김상병은 매복 내내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다

 

 

 

 

이후 한참뒤에 박병장을 만나

슬쩍 이야기를 꺼내봤는데

 

 

 

 

박병장은 이렇게 말했다 

 

 

 

 

 

"뭔 개소리야 말년에 내가 매복을 왜들어가" 

 

 

 

 

 

 

 

 

 

8. 조기적응 생활관

 

15년도 모 대대에서는 동기생활관으로 넘어가기 전에

중대별 생활관은 유지하되, 일병2 호봉까지의

후임병들만 따로 모아놓는 조기적응 생활관을 운영했었다

 

선임병이 없어서 편할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동기들간의 마찰이 잦았고 중재자가 없으니

감정의 골을 서로 더 깊어져 갔다

 

언젠간 터지겠거니 했는데 소등이 끝나고 30분 뒤에

조적생에서 고성이 터져 나오는것이였다 

 

 

이제 막 조적생을 나온 불침번 부사수

최일병이 조적생의 문을 열자

 

다들 언제그랬냐는듯 쥐죽은듯이 자는척을 했다

 

최일병은

"밖에서 다 들린다 적당히 하고 쳐자라" 하고 

문을 닫았다 

 

 

하지만 몇분뒤 다시 죽여버리겠다는 고성이 오가고

이번엔 쿠당탕탕 하는 큰 소리까지 들렸다 

 

최일병은 문을 벌컥 열어재끼며

"야 니네 미쳤냐?" 

 

라고 소리쳤지만 조적생 안에서는 고요한 숨소리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고 있는 후임병들만 보였다 

 

화가 난 최일병은 자기가 너무 좋게만

대해줬나 싶어 한소리를 하려고 조적생의 불을 켰다

 

그리곤 어떻게 갈궈야되나 하며 잔뜩 생각해둔 말을

목구멍에서 삼키고 딱 두마디 밖에 할 수 없었다 

 

 

"아...  이등병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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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적생 불침번 상황판이 그제서야 기억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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